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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오아빠! 어떻게 된 거에요? 응? 어디 다친데는 없어요?』요 덧글 0 | 조회 535 | 2019-10-06 10:23:28
서동연  
『규오아빠! 어떻게 된 거에요? 응? 어디 다친데는 없어요?』요즘 사회 일각에서는 동성동본 불혼제 시정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벌써 몇차례 들고 일어서다가 수그러들었다. 동성동본 금혼은 우리의 전통이 아닌 중국에서 따온 것으로 중국도 50여년전에 이 제도가 폐지돼 6촌 이상의 결혼을 허용하고 있으며 우리만 조상이 같다는 전통적인 사고방식이 짙게 깔려 있다. 그가 한 때는 법률공부를 하여 법률가가 된다음 이의 문제를 해결해 보고저 하였으나 그의 두뇌와 인내심은 이를 따르지 못하고 결국 법원 서기보로 그치고 말았다. 맨처음 호적계에서 근무하게 되어 동성동본의 혼인신고를 접수하여 그대로 처리하다가 호적계장 선에서 그치고만 사례도 있었다. 간혹 미친척 처리한 것이 통과 되기도 하였는데 가까운 촌수도 아니고 78촌이나 되는 먼 동성동본도 있었다.(오작골? 가리산?)『정말 그 쓸개 날 주시요. 우리 아버지가 목암으로 고생을 하고 계시는데 그걸 약으로 쓸려고 그래요.』준영과 종택은 밖으로 나왔다. 컴컴한 로타리를 지나자 각종 차량들이 터미널 쪽으로 질주하고 있었다. 병원 옆에 생맥주 간판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그녀의 어머니가 나즈막하게 꾸짖자 을류는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눈물이 뚝뚝 떨어지느것이었다. 오작리로 내려 가는동안 을류도 따라와서 부모가 자꾸 들어가라고 타일렀다.『웬일인가. 자네 요즘 장사는 잘 되나?』『봄에 올라와 일을 도와주다가 여름엔 고향에서 지냈어. 요즘은 수확기라 얼마 전에 올라왔고.』 미소짓는 그녀의 입가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조금도 다름이 없었다. 그는 그녀의 미소에 전신이 마비되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저 입술. 어느 때는 그녀의 입술 부분만이라도 떼어 영원히 간직하고 싶었다. 한 때 그녀의 몸을 어루만진 것은 입술과 입술의 촉감이었다. 뜨거운 피가 입술과 입술로 서로 교류시킨 그 입술 혀와 혀의 촉감에서 그들의 육신은 뜨겁게 달아 올랐었다. 그는 더 진행할 수도 있었지만 그녀의 몸을 쉽게 더럽히고 싶지 않았다. 그것으로 끝내지 않았던가. 곱게 가꿔 길
그들이 노타리쪽으로 발길을 옮기자 하늘에서 눈발이 날리고 있었다. 질주하는 자체의 불빛에 하얗게 쌓인 눈들이 산산히 부서지고 있었다. 그들은 명동 입구에서 얼마 떨어진 전원싸롱에 들어갔다. 침침한 조명에 나비넥타이 맨 젊은이가 안내를 하였다. 4인석에 그들은 마주 앉았다.『에이! 사위대접 못받을 바에야 얼른 돌아가야지. 어느 장모는 사위오면 씨암탉을 잡아준다는데 그렇게 하지 못할망정.』도선장은 알 수없는 웃음을 띠면서 종택의 차림새를 이리저리 살펴보았다.동욱은 법원에서 날아 온 통지서를 구겨서 주머니에 넣고 구두를 신었다. 그래도 좀 아는 처지라 믿을만해서 보증 서줬더니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만나면 혼좀 내줘야겠다고 하면서 은하댐 가는 버스를 탔다.둔탁한 소리가 나자마자 맥없이 쓰러졌고 다른 사람이 종택을 향해 덮쳤다. 그러나 만만찮은 종택은 그자 역시 불끈 치켜 들더니 냅다 진흙탕에 메다 꽂아버렸다. 나가 떨어진 자는 몇번 요동을 하는가 싶더니 조용해졌다. 지붕에 올라 간자는 아래의 상황을 모르고 있는지 계속 작업을 하고 있었고 방안에서는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빗소리에 섞여 들려왔다. 이때 아궁이에 떨어진 짚으로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그는 수없이 산재하여 있는 공동묘지를 바라보며 속으로 부르짖었다. 젊은 나이에 무서움도 잊었다. 오직 그녀에 대한 자작나무를 활활 태울 듯한 애정 때문이기도 하였다. 그녀는 그 시절을 잊은 듯 아니면 잊은척 하는지 앞만 바라보고 있었다.『내가 시름시름 앓다가 죽으면 애란을 데려와서 함께 살거지? 거기까지는 좋아. 단 우리 아들만은 절대로 구박하지 말아. 만약에 구박한다면 내가 귀신이 되어서 보복을 할거니까.』품걸리 마을 뒤 산 언덕 아래엔 100여명이 몸을 숨길 수 있는 방공호가 있었다. 이것을 만들때만해도 일부 사람들은 미친 짓이라고 했으나 지금은 요긴하게 쓰고 있는 것이었다. 요즘처럼 철근을 넣어서 만든 것이 아니고 벽돌과 세멘트로 산 언덕에 비스듬하게 만들어서 그 위에 뙤장을 얹어놔 외부에서 언뜻 보기에 파헤친 무덤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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